전남대학교MNTL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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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2-22 16:08
교수칼럼 1: 1980년 그리고 2016년 소니와 삼성
 글쓴이 : 이동원
조회 : 2,450  
처음 워크맨이라는 것을 접했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요즘은 사용하지 않지만 카세트라고 불리는 음악테이프에 듣고 싶은 노래를 녹음하고, 가지고 다니며 언제든지 들을 수 있는 기계가 손바닥으로 들어 왔다는 사실에 매우 흥분하였다. 몇 년 후 소니는 세계의 전자회사 어느 누구도 쳐다 볼 수 없는 위치에 서 있었다. 그때, 소니의 역사는 영원히 이어지리라 생각하였다. 생각이 어리고 어리석었다. "가족을 빼고는 모든 것을 바꾸어라"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이야기처럼 이름없던 작은 삼성은 세계의 중심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이병철 회장에서 시작된 반도체 산업의 신화 그리고 이건희 회장으로 이어져 오면서 더욱 더 자기계발을 하는 삼성, 우리가 부족한 것에는 탓하지 않고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의 활용을 최대의 무기로 생각하였던 것 같다. 우리에게 인적자원 외에는 가진 것이 그리 많지 않았다. 
 
2000년 초반 일본에서 유학을 하며 아키하바라, 요도바시 등 대형 전자상가에서 소위 일제라고 불리는 전자제품의 장점을 수 없이 보아왔다. 그때는 정말이지 일본의 기업이 부러웠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나 유럽 출장을 다니면서 삼성 그리고 LG의 가전이 앞쪽 중앙으로 나와 전시되어 있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정말이지 자랑스럽다. 그리고 깨달았다.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것을... 변화 없이는 또는 세상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길어야 20년이다. 지금의 소니가 그러하고 휴대폰으로 전 세계를 장악하였던 노키아와 모토롤라가 그렇다. 신화라고 생각하였던 세계적 회사가 어느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지난 십여 년간의 교육과 연구에서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였다. 우리 학교의 위상은 어느듯 3 0위권을 내다보고 있어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정말이지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지역의 자원을 탓하고 환경을 탓하여도 어느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다. 바꿀 힘도 나에게는 없다. 우리는 이미 무한 경쟁사회에 들어와 있다. 물론 대학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는 실정이다. 왜 사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지만 그것도 어느 듯 나에게는 사치가 되고 있다. 불이 꺼지지 않는 동료 교수들의 연구실을 보며 그들이 어떠한 대가를 바라기보다는 대한민국 공학의 발전이라는 큰 뜻으로 희생하며 살아가는 것에 감사드린다. 우리는 힘을 합쳐야 한다. 나 하나의 힘은 미약하지만 우리가 함께 체질을 개선하고 함께 노력한다면... 다시 과거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병원에서 의사에게 어디가 아픈지 환자가 이야기 하지 않으면 정확히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 다리가 아픈데 팔이 아픈 것으로 나의 뇌가 착각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우리의 어려움이 무엇이고 현재의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여 더 나은 우리 학부 그리고 나아가 우리 대학을 만드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함께라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아직 시간과 열정이 있다. 아프지 않은 청춘은 없지만 아픔은 치유되고 추억으로 남는다.  
 
2016년 2월 개강을 앞두고...